노브랜드. 브랜드가 아니다. 소비자다.

남녀노소 누구나 익히 아는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이제는 햄버거도 판다.

노브랜드 버거(No Brand Burger)

 

정말로?

 


 몇 년 전 통큰치킨이 불러온 혁명. 그것이 불러온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와의 논쟁은 꽤나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소비자로서는 경쟁을 통해 저렴하고 맛있는 제품을 기대하게 되는 일이었지만 정작 현실은 달랐다. 오히려 우후죽순 생겨난 다른 프랜차이즈, 그리고 수수료로 빨대를 꽂은 배달 어플까지 등장해 치킨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물론 편의성 증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바이지만.

 

 어쨌든 햄버거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메뉴의 출시나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두려움이 몰려오고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노브랜드에서 버거 나왔다는데 한 번 먹어볼까? 맛있다는데?

 

 노브랜드 제품 중에서 가끔, 그것도 아주 가끔. 과자나 사보는 편이었다. 버거라 함은 슈퍼 듀퍼(Super Duper)나 휴고스 버거(Hugos), 최소한 이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국내로 한정 짓더라도 버거킹, 그것도 아니라면 수제 버거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맘스터치 싸이버거를 즐겨 먹긴 하지만.

그래. 한번 먹어보자.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외출을 목전에 둔 아내가 물었다.

“뭐 먹을 거야?”

 처음 시작은 뭐든지 그 집의 대표 메뉴를 먹어보는 것이 실패의 확률을 줄인다. 특히 생긴지 얼마 안 된 집에서 무언가를 시도할 때는 더욱 그런 편이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대표 메뉴를 선택했다.

NBB 시그니처.

다른 건 더 안 먹어봐도 되겠어?

산체스?

 

 처음 성공이 두 번째 성공을 보장하지 않기에 한 가지 메뉴를 더 추가했다. 아내의 제안이 솔깃했던 탓도 있었다. NBB 시그니처는 아마도 ‘No Brand Burger 시그니처’. 주문 목록엔 산체스 외에도 스모키 살사, 상하이 핑거 포크가 포함되었다.

 외출 후 돌아온 아내 친구의 버거까지 한 보따리가 도착했다. 노브랜드답게 저렴한 가격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 맛도 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 NBB 시그니처를 한 입 베어 물고 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NBB 시그니처 : 보기보다 맛이 상당하다.

저렴한 버거킹. 혜자스러움. 딱 그 정도의 맛.

 

스모키 살사 : NBB 시그니처가 더 맛있다.
산체스 : NBB 시그니처가 더 맛있다. 아보카도 소스? 그것 말고는 스모키 살사와 큰 차이를 모르겠다.

 NBB 시그니처를 제외한 다른 버거의 맛은 기억에 남지 않았다. 상하이 핑거 포크, 그리고 오히려 따로 산 땅콩 만주 맛이 기억에 남은 정도다. 상하이 핑거 포크도 머스터드소스를 함께 줬다면 더 나았겠지만.

상하이 핑커 포크 : 사악한 가격과 양만 빼면 괜찮은 사이드 메뉴다. (어떻게 햄버거보다 비싸?)
땅콩 만주는 노브랜드 버거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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