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상대주의

 

 고깃집에 가서 고기를 먹은 다음 후식으로 냉면을 먹는다. 아내는 처음에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나 또한 그런 아내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비빔국수와 비빔냉면에 길들여진 나에게 비빔면은 또 하나의 훌륭한 대체재였다. 하지만 이제 팔도 비빔면에서는 벗어나고 싶었다.


시대를 풍미했던 괄도 네넴띤, 함흥 비빔면도 있었다.

*작성자 주 : 작성자 본인의 기준. 괄도 네넴띤은 팔도 비빔면의 야민정음 표기법이다. 팔도의 다른 제품과 함께 한정판으로 나왔다가 난리가 나서 추가로 판매를 진행했고 이제는 괄도 네넴띤만 별도로 판매 중이다. 함흥 비빔면은 비빔냉면의 맛을 잘 살려 가성비가 좋은 비빔면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찾아볼 수가 없다.

 

 하지만 요즘은 오뚜기의 진 시리즈가 시장을 주도하는 것 같다. 진 비빔면도 그 연장 선상에 서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여러 업체에서 서로 따라 베끼기 바쁘니 그런가 싶기도 하다. 특별한 점은 없었다. 푸짐해졌다고 하는 것 외엔.

20%?

 특이한 점은 팔도 비빔면과는 다르게 고명스프가 별도로 있었다. 조리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끓는 물에 3분 30초 면을 삶아 낸다. 그다음은 찬물과 손으로 정신없이 면을 괴롭힌다.

면만 먼저 삶으면 된다.
물은 끓고 있다.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팔도보다 스프 봉지를 한 번 더 뜯는 수고가 필요하다.
노곤노곤하니
몸은 풀어진다.
맨손은 위험하다.
사정없이 괴롭혀야 한다.
인간 계량기를 동원한 분배.

 마지막으로 소스와 고명을 올리고 적당히 비비면 끝이다.

소스 투척
고명도 올리고
오른손으로만 비비겠다.

 다 만들어진 비빔면을 보고 아내가 입을 열었다.

 

“하나 끓여서 나눠 놓은 거 같다.”
“원래 비빔면은 한 개 반해야 일 인분이잖아. 그리고 뱃속에 아기도 있으니까 더 그렇지.”
“네 개를 다 할 걸 그랬나?”

 

깨소금 추가. 하필이면 계란이 떨어지는 바람에.

 20% 푸짐해진 것 외에 특별한 점은 없었다. 면발은 팔도비빔면에 비해 조금 더 두꺼운 느낌이었다. 맛은 준수한 편이었다. 글을 마치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를 덧붙인다.

‘팔도든 오뚜기든 맛은 비슷. 싼걸 먹으면 이득.
하나 가지고 모자란 건 매한가지.’

별점 : ★★

      ★: 먹어본 사람에게 맛을 물어보세요.

★★: 궁금하니 꼭 한 번은 먹어볼 만한

 ★★★: 사서 드시면 됩니다. 살 수만 있다면

-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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