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에 대한 고찰

 세상엔 쓸만하며 적당한 가격에 보기에도 훌륭한 제품들이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 음식 또한 마찬가지다. 맛있는 것이 많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음식을 먹는 행위조차 불편한 것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반면 미식가와 대식가들은 어떠한가. 끊임없이 새로운 음식을 입안에 밀어 넣으며 혀에 달린 미각 세포를 괴롭힌다. 그리고 평가한다. 그런 측면에서 신상 라면은 훌륭한 연구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칼국수를 비빈다.

 

 며칠 동안은 새로운 라면의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애써 찾아보지도 않았다. SNS나 TV에서 원하지 않아도 나에게 정보를 준다. 하지만 칼빔면은 달랐다.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것을 마주했다. 그리고 아내가 말했다. 아내는 정보에 능하다. 가끔 AI가 탑재된 것이 아닐까 한다.

“저거 새로 나온 거다.”

라면은 행사할 때 사야 한다. 다른 걸 더 많이 사서 문제지만.

 강황 쌀국수 이후로 농심에서 나온 라면 중 손에 꼽을 만한 것은 없었다. 묘한 긴장감과 함께 진열대에 수북하게 쌓인 칼빔면 중 하나를 들어 올렸다. 절대 시식용 라면이 하나 더 붙어 있어서는 아니었다.

어디든 하나만 더 준다면.
옹기종기 잘 모여있다.

 조리법도 일반 비빔면과 다르지 않았다. 면은 짜왕 면과 유사하게 생겼다. 구성도 단출하다.

쫄깃탱탱, 매콤새콤이라 했겠다.
인당수에 몸을 던져
인당수가 온천이었나요?
바다 들어갔다 왔으면 씻어야지.
물기 다 말렸니.

익혀낸 면은 실제 칼국수와 흡사하다.

남김없이 짠다. 늘 남지만 최선을 다해 본다.
사정 없이 흔든다. 늘 어딘가에 양념이 과도하게 남지만 최선을 다해 본다.
고명은 아내의 내조.
에어프라이기만 있으면 군만두 맛집

 아내가 고맙게도 고명을 준비했다. 에어프라이기에 돌린 군만두도 함께.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허겁지겁 한 젓가락을 떠 올렸다. 식감과 맛을 조화롭게 잘 잡아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아내에게도 한 젓가락을 권하며 물었다.

"어때?"
"괜찮은데?"

 라면 제조사들이 늘 이렇게만 해준다면 사 먹는 나는 행복하다. 글을 마치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를 덧붙인다.

찬장, 비빔면 옆자리를 채우기에 모자라지 않은.’

별점 : ★★★

      ★: 먹어본 사람에게 맛을 물어보세요.

★★: 궁금하니 꼭 한 번은 먹어볼 만한

★★★: 사서 드시면 됩니다. 살 수만 있다면

-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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