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PPL.

 예고편부터 농심의 향기가 물씬 났던 라끼남은 방심위의 법적 제재 통보를 받았다. 노이즈 마케팅의 시너지 효과까지 등에 업은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맛남의 광장은 어떠한가? 이마트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이번엔 오뚜기를 전면에 내세운다. 특히 최근 방송에서는 농심을 반면교사로 삼아 친절하게 삼양도 등장시킨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볼 점이 있다. 결국 그들이 무엇을 하든 프로그램 속의 광고에 현혹되어 우리는 지갑을 연다는 것. 하지만 그것이 정말 맛있는 현혹이라면 난 언제든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


감칠맛

개인적으로 너구리 류의 두꺼운 면발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내가 어디서 보았는지 내게 한정판 라면의 소식을 전한다.

“맛남의 광장에서 오뚜기랑 콜라보로 다시마 하나 더 넣은 오동통면 나왔대.”

 진진짜라 컵라면 출시 소식도 접했던 나였기에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이마트를 줄기차게 드나들었다. 그러나 몇 차례 방문에도 우리를 맞이한 것은 오리지널 오동통면 뿐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뚜기몰을 뒤져보니 이미 매진.


 이튿날, 낙심한 나에게 아내가 묻는다.

“쿠팡에 있는데 살까? 그런데 이거 로켓와우클럽 가입해야 한대. 한 달 무료라네?”

어제보니 이마트에 쌓여 있다.

 맛남의 광장 본 편에서 다시마를 하나 더 넣은 오동통면을 대놓고 홍보한 터라 이미 내 지갑은 활짝 열려있었다. 하지만 추가적인 가입을 요구하는 쿠팡의 전략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내가 대화의 종지부를 찍었다.

“지금 사면 내일 새벽에 온대.”

“가입하고 사자.”

새벽에 도착한 오동통 너구리 면.
언제까지 한정으로 팔 것인가.
다시마가 두 개.

 다시마가 하나 더 들어간 것 말고는 기존의 오동통면과의 차이는 없다. 조리법도 마찬가지.

이 인분 조리 중이다.
혼자서 이 인분을 먹는 것은 아니다.

 

다시마 1호

 

다시마 2호

 

그리고 면이 들어가면.


완성

https://youtu.be/LgB-1M24N0Y


 오뚜기에서 다시마를 팔고 그 다시마를 넣은 라면을 파는 사실을 모르는 백종원 대표. 진비빔면 광고도 해놓고선. 대본의 향기가 물씬 나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감칠맛이 난다는데. 글을 마치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를 덧붙인다.

두꺼운 면발은 내 취향이 아니다.
하지만 다시마 두 개. 국물은 좋다.
별점 : ★★
      ★: 먹어본 사람에게 맛을 물어보세요.
★★: 궁금하니 꼭 한 번은 먹어볼 만한
★★★: 사서 드시면 됩니다. 살 수만 있다면
-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

신상에 대한 고찰

 세상엔 쓸만하며 적당한 가격에 보기에도 훌륭한 제품들이 많다. 하지만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 음식 또한 마찬가지다. 맛있는 것이 많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음식을 먹는 행위조차 불편한 것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반면 미식가와 대식가들은 어떠한가. 끊임없이 새로운 음식을 입안에 밀어 넣으며 혀에 달린 미각 세포를 괴롭힌다. 그리고 평가한다. 그런 측면에서 신상 라면은 훌륭한 연구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칼국수를 비빈다.

 

 며칠 동안은 새로운 라면의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애써 찾아보지도 않았다. SNS나 TV에서 원하지 않아도 나에게 정보를 준다. 하지만 칼빔면은 달랐다.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것을 마주했다. 그리고 아내가 말했다. 아내는 정보에 능하다. 가끔 AI가 탑재된 것이 아닐까 한다.

“저거 새로 나온 거다.”

라면은 행사할 때 사야 한다. 다른 걸 더 많이 사서 문제지만.

 강황 쌀국수 이후로 농심에서 나온 라면 중 손에 꼽을 만한 것은 없었다. 묘한 긴장감과 함께 진열대에 수북하게 쌓인 칼빔면 중 하나를 들어 올렸다. 절대 시식용 라면이 하나 더 붙어 있어서는 아니었다.

어디든 하나만 더 준다면.
옹기종기 잘 모여있다.

 조리법도 일반 비빔면과 다르지 않았다. 면은 짜왕 면과 유사하게 생겼다. 구성도 단출하다.

쫄깃탱탱, 매콤새콤이라 했겠다.
인당수에 몸을 던져
인당수가 온천이었나요?
바다 들어갔다 왔으면 씻어야지.
물기 다 말렸니.

익혀낸 면은 실제 칼국수와 흡사하다.

남김없이 짠다. 늘 남지만 최선을 다해 본다.
사정 없이 흔든다. 늘 어딘가에 양념이 과도하게 남지만 최선을 다해 본다.
고명은 아내의 내조.
에어프라이기만 있으면 군만두 맛집

 아내가 고맙게도 고명을 준비했다. 에어프라이기에 돌린 군만두도 함께.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허겁지겁 한 젓가락을 떠 올렸다. 식감과 맛을 조화롭게 잘 잡아냈다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아내에게도 한 젓가락을 권하며 물었다.

"어때?"
"괜찮은데?"

 라면 제조사들이 늘 이렇게만 해준다면 사 먹는 나는 행복하다. 글을 마치며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평가를 덧붙인다.

찬장, 비빔면 옆자리를 채우기에 모자라지 않은.’

별점 : ★★★

      ★: 먹어본 사람에게 맛을 물어보세요.

★★: 궁금하니 꼭 한 번은 먹어볼 만한

★★★: 사서 드시면 됩니다. 살 수만 있다면

-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

 

 

발단

 언제부터 라면을 좋아했는지 그 시기는 불명확하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하나 있다. 어린 시절 종종 아버지께선 라면을 박스로 가져다 두셨다. 그때만 해도 불과는 거리가 먼 미취학 아동이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라면을 부숴 먹는 방법을 깨우쳤던 것이 아닌가 한다.


짜파구리에 대한 단상

 어느 날 아내가 말했다.

 

“라면 새로 나왔대.”

 

 나에게 있어 그것은 애플 신제품 출시에 버금가는 이벤트였다. 누군가에게 그것은 새로 나온 스타벅스 텀블러 일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신상 명품 백, 혹은 신차일 수도 있겠다. 설레는 마음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뭔데?”
“진진짜라. 진짬뽕이랑 진짜장 섞은 건가 봐.”

 

 기생충에 나온 짜파구리가 농심에게 얼마나 많은 수익을 안겨주었는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라면 애호가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이벤트였다는 것이다. 농심으로서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두 개 팔면 이득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달랐다. 진진짜라 하나로 그 맛을 충분히 낼 수 있다면 굳이 그 두 개를 살 필요는 없었다. 오뚜기가 농심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제대로 올렸다 평할 수 있겠다.

*작성자 주: 짜파구리 시식회에 대한 정치적 논란은 사양합니다.


진진짜라

 마스크를 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시선은 정확했다. 3개 정도 남은 진진짜라 중 하나를 카트에 재빨리 담았다. PS4 Pro 대란이 일어났을 때 기억이 났다. 토이저러스와 근방의 모든 일렉트로 마트, 백화점을 돌아 간신히 샀던 기억 말이다.

 

 그날의 점심은 라면이었다. 함께 산, 조선 호텔 레시피로 담근 열무김치로 맛을 돋울 예정이었다. 진짜장과 진짬뽕을 얼마나 잘 섞었을지 궁금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짜왕이 짜장라면 중에는 맛을 제일 잘 살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포장이나 조리법이 특별하지는 않았다. 면도 마찬가지. 끓는 물에 면과 건더기스프를 넣고 5분간 삶는다. 그다음은 시리에게 맡긴다.

 

“시리야, 5분 후에 알려줘.”

진진짜라님 영접.
건더기 스프를 넣고 물을 끓이는 거였구나...........
행복의 건더기 스프는 없었다.
추웠지. 얼른 온탕으로 가자.
건더기 스프를 넣고 물을 끓인 후 면을 넣습니다.....
순서야 어떻든.
맛있기만 하면 되지.

 정확하게 5분 후 물을 따르고 액체 스프를 넣는다. 그때 아내가 물었다.

 

“물이 좀 많은 거 아니야?”

 

물은 끓는점을 지나면 증발을 시작한다.

 아차 싶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태연한 얼굴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졸이면 돼.”

 

 다행히 면은 생각보다 많이 불지 않았다. 아내가 삶아 준 계란 반쪽을 올리니 이런 게 행복이구나 싶었다. 한 젓가락을 뜬 후 아내와 나는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참았던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거 물건이네. 물건.”

스파게티만 말 수 있는 건 아니다.
좋은 한 끼였다.

 정말로 한동안 진진짜라가 시장의 물건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농심이나 삼양에서 노력하지 않는 이상.

*작성자 주: 라면 애호가로서의 주관적 견해에 의한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이에 대한 논란은 사양합니다. 의견은 환영합니다.

 

‘일단 꼭 한 번은 먹어보길.’

별점 : ★★

      ★: 먹어본 사람에게 맛을 물어보세요.

★★: 궁금하니 꼭 한 번은 먹어볼 만한

 ★★★: 사서 드시면 됩니다. 살 수만 있다면

-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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