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with playstation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을 접한 것은 중학생 시절 친구의 집이다. 친구의 삼촌이 보유한 플레이스테이션1을 직접 플레이해보진 못하고 구경만 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플레이스테이션2를 빌려서 플레이해본 후 하나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중고로 구매한 것이 생애 최초로 보유한 플레이스테이션이었다.

 

 시간이 지나 XBOX의 유혹도 이겨내고 선택한 플레이스테이션3를 벽돌이 되던 날까지 혹사시키며 명맥을 이어나갔다.

*아직까지도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레드링의 공포에서 기인한 스트레스는 차라리 겪어보지 않는 것이 낫다고 자신한다. 물론 XBOX를 사지 않아 겪어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다양한 모델이 출시되며 생을 연명한 플레이스테이션3를 떠나보낸 후 나의 선택은 플레이스테이션4였다. 플레이스테이션4 PRO 대란에서도 비교적 빠른 시기에 갈아탔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결혼,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의 구매가 플레이스테이션을 구석으로 방치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참고로 젤다의 전설, Breath Of The Wild 야생숨 혹은 야숨은 정말 명작이다.

플레이스테이션5 혹은 플스5, PS5 출시

 

 플레이스테이션5의 출시 소식을 들은 것은 육아로 지친 어느 날이었다. 조심스레 아내에게 말을 꺼내보았다.

“플레이스테이션5 새로 나왔다는데.”

“정말? 나오면 하나 사. 언제 나오는데?”

 아내의 흔쾌한 승낙 후에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다.

여기서 아내가 그리는 큰 그림은 대체 무엇인가?


PS5 예약 구매

 어쨌든 출시보다 중요한 것은 물량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부품 수급 문제와 외출 감소에 따른 수요 증가가 또 다른 대란을 일으킨 것이었다. 전 세계적인 물량 부족 현상이 나타났고 마땅한 킬러 타이틀도 없는 상황에 굳이 구매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 의지와 상관없이 SNS를 통해 예약 구매 일정을 접하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내와 함께 예약 구매에 도전하게 되었다.

 

결과는 역시나 실패였다. 하지만 아내의 승부욕을 자극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그로부터 약 3주 후에 예약 구매가 진행되었다. 육아로 지친 그날, 아내에게 예약 구매 시간 15분 전에 깨워달라고 부탁한 후 단잠에 들었다.

“늦었다!”

정말 머리가 하얘진다.

 다급하게 모니터 앞으로 달려가 아내와 배분한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을 시도했다. 하지만 예약 사이트는 gateway error를 표시하며 예약을 거부했다. 예약 사이트가 마비된 사이 온라인 쇼핑몰은 이미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어차피 게임을 하기 위해 짬을 내는 것보다 잠이 더 소중한 요즘 조금 천천히 사도 된다고 마음을 추스르던 그때 아내가 소리쳤다.

“됐다!”

예약 구매 성공 후 이 웹페이지를 바라보는 기분은 성공한 자들만 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

 


PS5 수령

 수령일 당일, 아내 이름으로 예약한 탓에 어쩔 수 없이 아내와 함께 예약한 Playstation 송파 워커홀릭 지점을 방문했다. 물어볼 필요도 없이 디스크 에디션.

 

수령을 위해 잠시 차를 대고 기다리는 사이 플레이스테이션 5를 수령해 가는 사람들이 여럿 보았는데 그중에 여성들이 절반 정도 되었다.. 남편의 취미 생활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며 나를 비롯한 남편들이 지금보다 더 아내에게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것이 남편을 위한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리고 기혼이 아닐지도 모르고. 그래도 아내에겐 잘해야 한다.

 

묵직하다. 가격도 그런 편.

 


PS5 설치

 고대하던 PS5 설치는 현대 콘솔이 그렇듯 HDMI 케이블과 전원 케이블을 연결하면 끝이다. 중요한 것은 PS4에서 PS4 PRO로 넘어올 때처럼 데이터 이전 기능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친절하게 구성물을 꺼내는 방법이 박스에 표시되어 있고 조심스레 모든 구성물을 꺼냈다. 듀얼센스는 듀얼쇼크4보다 조금 더 무거웠고 본체는 역시나 PS4보다 더 크고 무거웠다. 처음으로 동봉된 받침대를 이용해 수평으로 설치할까 했지만 공간 문제 탓에 수직 설치로 결정했다.

벌써 설렌다.

 

되팔지 않습니다. PS5 PRO 혹은 PS6가 나오지 않는다면 모를까.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애장품들과 조화를 이루며 TV 선반 한자리를 차지한 플레이스테이션5는 크게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이의 동화책들과도 잘 어우러진다. 하지만 아내가 지나가며 한 마디 한다.

“디자인 진짜 별로다.”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듀얼센스 디자인은 괜찮은데.

 플레이스테이션5 초기 설정 단계에서 상세하게 안내를 해주었기에 마이그레이션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게임을 옮길 것이 아니었기에 시간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설정이 끝난 후 인터페이스를 보니 PS4 PRO의 인터페이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빨리 테마를 변경해야겠다.

 그리고 부푼 마음으로 생일 선물로 함께 구매한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를 플레이해봤다.

앤썸에 당하지만 않았어도 싸이버펑크를 먼저 샀을 것이다.

*PS5가 생일 선물이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 있지만 PS5는 예약 구매 당시에 취미 생활의 연장선상 정도로 규정되었다.

 


PS5 후기

 스파이더맨을 PS4 PRO에서 이미 플레이해봤기 때문에 조작은 익숙했다. 그것과 별개로 전체적인 플레이 경험을 PS4 PRO와 비교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충분히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동작 속도가 빠릿빠릿하다. 그리고 진화된 그래픽. 4K나 주사율 같은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개인차는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용해진 팬과 듀얼센스의 다양한 조작감. 이 정도면 긍정적이고 충분한 진화를 겪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내가 다시 지나가며 또 한 마디 한다.

“근데 저거 디자인 진짜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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